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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경쟁력 향상과 지역경제 회생을 위한 대책마련 건의
조회수 : 849 작성일 : 2010-05-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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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첨부파일 중소기업 경쟁력 관련 건의.hwp
대구상공회의소(회장 이인중)는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채산성 악화 방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별첨과 같이 ‘중소기업협동조합의 협동화 사업’을 공정거래법 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공동행위 요건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망하는 건의서를 공정거래위원장 및 지역출신 국회의원 총 14곳에 송부 하였습니다.

※ 건의처(총 14곳) : 공정거래위원장, 기획재정부장관, 지식경제부장관, 중소기업청장,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민주당 정책위의장, 이한구 국회의원, 박종근 국회의원, 배영식 국회의원, 김광림 국회의원, 중소기업 중앙회 회장, 기업호민관, 대한상공회의소 민관합동 규제개혁추진단장,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장


유첨 : 건의서 및 참고자료 각 1부. 끝.

□ 현황 및 문제점

○ 우리나라 전체 기업 가운데 중소기업은 업체수가 90% 이상이고, 고용에서도 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등 국가경제 성장과 발전에서 그 역할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음.

○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국내경제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경쟁력이 취약하고 외부환경에 대한 대처능력이 부족하여 힘겹게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상태임.

○ 특히 중소기업은 판로확보에 큰 기여를 해왔던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 이후 과당경쟁이 초래되어 업종 구분 없이 한계기업으로 전락하고 있음.

- 단체수의계약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최저가낙찰제로 인한 가격경쟁 격화의 부작용이 초래되어 낙찰자의 채산성이 확보되지 않아 낙찰자는 저품질의 물품을 납품할 수밖에 없으며, 기술개발 및 시장개척 등의 재투자도 어렵게 되었음.
- 이는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발목을 잡고 전체 중소기업들이 한계기업으로 빠져드는 심각한 위기상황 초래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음.

○ 또한 지역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종속되어 납품단가 인하와 거래처 수시 변경 등 대기업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을 경영하고 있음. 이런 기반이 약한 중소기업들로 이뤄진 지역은 고용사정 악화와 세수 감소 등으로 수도권과 지방과의 빈부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음.

○ 정부는 도산 직전의 중소기업 회생을 위해 기업개선작업이란 명목으로 한정된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당초 의도와는 달리 경쟁력을 상실한 한계기업만을 양산함으로써 시장을 어지럽게 하고, 정상적인 기업마저 위기로 몰아넣고 있음.

○ 지방의 경쟁력을 키워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고, 중소기업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역과 중소기업에게 그들의 장점을 살려 공동대응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자조․협동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법적인 토대를 만들어 주어야 함.

-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대기업이 0.05%, 중기업이 2.4%, 소기업이 7.1%에 불과한 반면, 지역경제 기여도가 낮은 10인 미만의 소상공인이 90.5%를 차지함에 따라 이를 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이 필요

○ 일본의 경우 『사적독점금지 및 공정거래 확보에 관한 법률적용 제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적용제외를 받는 사업자단체) 제1항 제1호의 다』에 의거,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해 설립된 협동조합은 사실상 법적으로 공동판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통해 중소기업의 경영부담을 현격히 줄여주고 있음.

※『사적독점금지 및 공정거래 확보에 관한 법률적용 제외 등에 관한 법률』은 일본에만 제정되어 있음.

○ 반면 우리나라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일본법을 그대로 원용하면서도 예외조항에는 산업합리화 연구개발, 불황극복, 산업의 구조조정, 거래조건의 합리화 등 실효성이 없는 피상적인 예외규정만을 두어 지금까지 공식적인 예외로 인정한 사례는 단 한건도 없어 예외규정이 유명무실한 상태임.

○ 따라서 「중소기업협동조합의 협동화 사업」을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공동행위 요건으로 인정해줌으로써 중소기업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주고, 지나친 경쟁을 방지하여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막아 중소기업이 건실한 발전을 이루어나가며, 더 나아가 지역경제가 회생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할 것임.
◉ 중소기업협동조합의 협동화 사업 장점

▪ 과다 경쟁을 탈피하여 기업의 안정적 성장 및 지역 경제 활성화 기여
▪ 생산성 향상으로 우수한 품질 납품 가능
▪ 공동구매 및 공동판매에 의한 원가 절감으로 수요에 이익 증대
▪ 공동관리에 따른 인건비 및 물류 비용 절감
▪ 우수한 품질 납품으로 건설의 부실화 방지
▪ 협동조합, 사업조합, 대기업의 건실한 경쟁구도 유지
▪ 행정지도가격시행으로 폭리 방지
▪ 세원 철저 관리로 세수확보
□ 건의사항

○ 일본이 『사적독점금지 및 공정거래 확보에 관한 법률적용 제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적용제외를 받는 사업자단체) 제1항 제1호의 다』에 의거,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해 설립된 협동조합에게 사실상 법적으로 공동판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적용 제외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해 설립된 협동조합이 공동판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주실 것을 요망

○ 만일 관련 법의 제정이 어렵다면,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부당한 공동행위금지의 예외조항인 『동법 제19조(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의 제2항 제6호』를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에서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소기업협동조합의 협동화사업」으로 수정하여 중소기업협동조합의 협동화사업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조치하여 주실 것을 요망

※ 참고자료 1

<헌법 제9장 경제>

제119조 ①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②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제120조 ①광물 기타 중요한 지하자원·수산자원·수력과 경제상 이용할 수 있는 자연력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일정한 기간 그 채취·개발 또는 이용을 특허할 수 있다.

②국토와 자원은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그 균형있는 개발과 이용을 위하여 필요한 계획을 수립한다.

제121조 ①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

②농업생산성의 제고와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을 위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발생하는 농지의 임대차와 위탁경영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인정된다.

제122조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

제123조 ①국가는 농업 및 어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하여 농·어촌종합개발과 그 지원등 필요한 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②국가는 지역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

③국가는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하여야 한다.

④국가는 농수산물의 수급균형과 유통구조의 개선에 노력하여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

⑤국가는 농·어민과 중소기업의 자조조직을 육성하여야 하며, 그 자율적 활동과 발전을 보장한다.
※ 참고자료 2

□ 한․일 공정거래 관련법 비교

※ 참고자료 3

□ 대구경제 현황과 10년간 변화상

○ 2008년 GRDP(잠정치)기준 대구경제의 전국대비 비중은 3.2%, 광․제조업 사업체수 기준 4.9%, 출하액 기준으로는 1.9% 수준
※ 1인당 GRDP : 1,359만원(전국평균 2,122만원, ’93년부터 전국 최하위)

○ 10년 전인 1999년과 비교했을 때 대구의 주요 경제지표는 전국의 증가율에 크게 못 미치며, 대구경제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전 부문에서 감소
□ 2008년도 대구지역 중소기업(광업 및 제조업) 현황

○ 2008년도 기준 대구지역 중소기업체(10 ~ 300인 미만)수는 2,882개, 종사자수는 8만2,113명, 출하액은 약 17조1,468억원, 부가가치는 약 5조9,951억원으로 집계

- 대구지역 전체기업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업체수는 99.28%, 종사자수는 87.69%, 출하액은 82.83%, 부가가치는 83.50%로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음.
※ 전국 전체기업 대비 중소기업 비중은 사업체수 98.94%, 종사자수 72.99%, 출하액 44.31%, 부가가치 46.97%로 집계

[홍철칼럼-지방도 잘 살 수 있다(1)] 부자 수도권, 가난한 지방(매일신문 2010. 4. 13)

대한민국의 지방은 언제까지 서울의 그늘에 가려진, 못살고 불행한 지역으로 남을 것인가? 이 같은 물음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매일신문사는 ''지방도 잘 살 수 있다''를 주제로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의 칼럼 연재를 시작한다.
홍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4년부터 1991년까지 청와대 경제비서관(국토`도시`교통`농림수산 등 담당)을 지냈으며, 국토해양부 차관보, 국토연구원 원장, 인천대 총장 등을 지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지방의 대립과 갈등, 반목이 극에 달하고 있다. 아니, 지방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하는 것이 좀 더 솔직하고 현실적인 표현이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의 지방에게 스스로 재기할 수 있는 힘이 남아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지방의 참담한 현실은 사람이 떠나고 있는 것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산업화가 시작되기 직전이던 1960년 당시 대구시를 합한 경북의 인구는 385만명이었다. 당시 수도권(서울, 인천 포함 경기도) 인구는 519만명으로 경북의 1.5배도 안 되었다. 약 50년이 지난 2008년 말 현재 수도권 인구는 무려 2천475만명으로 대구경북 인구의 5배에 가깝다. 결국 그동안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서울로, 수도권으로 꾸역꾸역 몰려들면서 지방은 빈껍데기만 남은 것이다. 이미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이 전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쉽사리 바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람뿐만이 아니다. 소득과 재산 역시 수도권과 지방은 비교가 안 된다. 2008년 기준 서울의 1인당 연간 세금납부액이 653만원인데 비해 대구는 149만원밖에 안 된다. 말하자면 대구의 기업과 가구는 서울에 비해 4분의 1도 벌지 못하는 셈이다. 공인중개사협회의 공식 자료에 의하면 1983년 입주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개포우성아파트 25평형(전용면적 85㎡)의 최근 시가는 13억원에서 14억원 수준이다. 대구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수성구 범어동의 가든 1차아파트는 같은 시기에 지어진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이지만 시가는 5분의 1 수준인 2억5천만원 정도이다.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수도권 집중 억제를 위한 각종 규제는 이미 1970년대 초반부터 시행됐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지방 육성 정책이 등장했으며, 지방에 대한 상당한 재정투자도 있었다. 심지어는 서울과 수도권의 기능을 빼앗아 지방에 주겠다는 세종시와 혁신도시까지 나왔다. 하지만 백약이 무효다. 이러다가는 정말 누군가의 주장처럼 ''지방의 반란''이라도 일어나지 않을까 두렵다.
이런 상황에서도 수도권은 이기적이고 탐욕스럽다. ''수도권부터 우선 키우자''는 이른바 대수도론이 정치권력의 지원 아래 탄력을 받고 있다. 지방은 ''말도 안 된다!''며 울분을 터뜨린다. 젊은이들은 서울로, 수도권으로 다 떠나가고 있다. 지방이 사막처럼 완전히 죽은 뒤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발한다. 지방도시들은 노인만 남아있는 오늘날 농촌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속수무책이다.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중앙정부 관료들의 이기주의는 지방분권을 가로막고 있는 주된 요인 중 하나이다. ''지방은 스스로 다스릴 능력이 없으니, 우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손바닥만한 나라에 지방분권이 무슨 말이냐?''는 논리까지 별별 궤변이 다 등장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중앙의 힘세고 높은 분들이 정작 지방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애정도 없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등 소위 말하는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비전은 항상 거창하고 환상적이다. '지방을 살릴 사람은 나밖에 없다. 돈도 권한도 다 가져다 줄 테니, 나를 따르라'고 외친다. 하지만 그들이 말한 장밋빛 청사진이 하늘의 뜬 구름이 되어 자취도 없이 사라진 적이 어디 한두 번인가.
대한민국은 이미 15년째 국민소득 2만 달러 밑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와 갈등이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는데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지방이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은 대한민국의 참된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그리고 그 길은 지방에 사는 사람, 특히 지방보통서민들의 삶에 깊은 관심을 갖는 데에서부터 열어야 할 것이다.

홍철 대구경북 연구원장

[오늘과 내일/허승호]강시기업, 당국의 우유부단 먹고산다(동아일보 2009. 1. 14)

1980년대 초 미국의 은행산업에 대한 규제완화로 저축대부조합(S&L)의 부실이 커졌을 때 금융당국이 해야 할 일은 지급불능 상태인 S&L을 솎아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국은 거꾸로 행동했다. 예컨대 회계규정을 바꿔 S&L이 자기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영업권의 가치를 높게 재평가할 수 있도록 해주는 등 건전성 규제를 늦췄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덮어 버린 것.
 이 때문에 살아 있지만 속은 빈 S&L이 더 늘어났다. 에드워드 케인 미국 보스턴대 경제학 교수는 이를 ‘좀비 S&L’이라고 불렀다. 움직이는 시체라는 뜻이다. 좀비 S&L은 앞 다퉈 고위험-고수익 투자에 손을 댔다. 사막에 쇼핑몰을 짓기도 했다. 사실상 망한 상태여서 도박에 실패해도 잃을 것이 거의 없지만, 운이 좋다면 회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위험 투자로 돌아선 좀비 S&L이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시중자금을 쓸어가자 멀쩡한 S&L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부실이 확산됐다. 좀비가 흡혈귀 속성까지 띠면서 건강한 S&L마저 좀비로 만든 것이다.
 1989년에야 미국 정부는 이들의 정리에 착수해 전체의 25%가 넘는 750개 지급불능 S&L 자산을 몰수했다. 건전성 규제도 대폭 강화했다. 옥석(玉石)이 가려지자 살아남은 S&L은 신뢰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조치가 늦어지면서 구제금융 비용은 1986년 예측된 150억 달러의 10배인 1500억 달러로 커졌다.
 어디서 들어본 얘기 같지 않은가. 그렇다.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와 닮은꼴이다. 외환위기의 직접적 원인은 당시 종금사의 외채상환능력 상실이었다. 금융자유화로 종금사의 업무영역이 넓어졌지만 당국의 감독은 뒤따르지 못했던 것. 이 문제는 30개 종금사 중 28개를 퇴출하면서 일단락됐다.
 당시 케인 교수도 한국에 대해 한마디했다. “한국의 은행은 주술사(정부)의 주문에 따라 움직이는 좀비 뱅크”라고. 국내에서는 정리되지 않은 부실기업을 ‘강시’라 불렀다. 월가는 한국을 가리켜 뱀파이어(흡혈귀) 경제라고도 했다. 이런 설명이 붙었다. “한국에서는 좀비 기업이 돌아다닌다. 그 때문에 멀쩡한 기업까지 ‘혹 좀비가 아닌가’ 의심받는다. 한국 기업이 주가나 신용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이래서 생긴다.”
 10여 년이 지난 요즘의 금융상황도 그 구조가 비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2.5%로 내리며 돈을 쏟아 붓지만 신용경색은 여전하다. 은행에는 돈 홍수가 났는데 기업은 돈 가뭄에 허덕이니 더 답답한 노릇이다. 당국이 은행의 자기자본비율 기준까지 낮춰줬지만 상황은 여전하다. 근본 이유는 강시 기업이다.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퇴출기업을 가려줘야 하는데 누가 살고 누가 죽을지 모르니 은행은 돈을 내놓지 않는다.
 그동안 정부는 많은 대책을 내놓았다. 채권단이 대주단으로 이름을 바꿔 회의를 거듭하고, 명망 있는 원로가 수장으로 오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긴 이름의 구조조정 전담기구가 생겨나기도 했다. ‘조만간 판가름 난다’ ‘내달이면 옥석이 가려진다’는 발표도 여러 차례 했다. 하지만 말만 무성했지 실제로 진행된 것은 별로 없다. 반면에 퇴출을 피하기 위해 정치권과 지역정서에 기댄 기업의 로비가 기승이다.
 경제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날로 높아가고 지하벙커에 워룸까지 만들었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지난 정부 때 말만 많고 실천은 없다고 해서 ‘NATO(No Action Talk Only) 정부’라 했는데 지금은 뭐가 다른가. ‘속도전’ 구호에 굼벵이 행보다.
 강시 기업은 당국의 우유부단을 먹고산다. 케인 교수는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좀비의 도박도 나타나지만, 문제를 덮고 상황 호전만 기다리는 ‘관료의 도박’도 흔히 관찰된다”고 지적했다. 우리 금융당국은 언제 이 도박판을 떠날 것인가. 국민경제를 판돈으로 건 위태로운 도박에서….

허승호 편집국 부국장 tigera@donga.com

달구벌 시론 - 경쟁 그리고 삶(대구일보 2008. 7. 15)

인간 삶의 과정은 끊임없는 경쟁의 연속이다. 경쟁은 우리 필수적인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어느 시대인들 경쟁이 없었을까. 그러나 우리 시대만큼 경쟁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때가 있었을까. 유치원, 초중등학교, 대학, 직장, 사회생활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경쟁은 약육강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쟁에서 이긴 자는 무한한 혜택과 권리가 주어지지만, 패배자는 사회에서 자리할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근대 자본주의가 움틀 무렵 경쟁은 인간의 고유한 권리로 생각했다.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고, 이 자유로운 인간이 경쟁관계를 통해 국가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개개인의 경제활동의 양에 따라 국가 부가 결정된다는 아담스미스의 국부론도 그 근저에는 인간 경쟁에 대한 긍정론이 깔려 있다.
아담스미스는 한 나라의 1년간의 부를 형성하는 원천은 그 나라 국민이 1년간 행한 노동의 총량으로 규정했다. 노동할 때 발휘하는 노동자의 숙련, 기교, 판단 등과 같은 수단을 통해 노동의 질을 향상시키고, 노동자의 기술 혁신, 합리적인 경영 등으로 생산성을 높이거나 연간 노동의 양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노동양의 증대는 인간 자신이 현재 상태를 개선시키려는 욕망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고 이는 개개인간 경쟁으로 이어져 국가전체의 부가 증대된다는 것이 국부론의 요지이다.
그런데 이 때 경쟁은 전제가 있다. 경쟁은 인간 상호간 대한 신뢰심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무조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인정할 수 있는 경쟁이였다. 자신들이 만든 룰을 지키면서 이루어지는 경쟁이였다.
이러한 경쟁을 바탕으로 자본의주는 발전해왔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쟁을 불가피한 현실로서 받아들인다. 만약 사회에서 경쟁이 없다면 국가나 사회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경쟁은 한 사회가 성장하고 국가가 발전해 가는 데 정당한 수단으로 인간들에겐 학습되어 있다.
이러한 경쟁에 대한 믿음이 전 세계를 무한경쟁시대로 만들었다. 국가마다 자국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경쟁사회 형성은 한국은 그 어느 나라 못지않게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경쟁 강조는 역대 어느 정보보다 두드러진다. 경쟁논리가 지배적인 시장 친화적 기업정책, 정부부처∙공기업의 구조조정 등을 비롯해서 교육, 사회 등 전반에 경쟁논리가 강조되고 있다. 이미 교육은 초∙중∙고등학교의 일제고사를 통해 학생들의 경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미 유치원부터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경쟁이 일상화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의 경쟁을 한 번 되돌아보자. 우리 사회에서 맹신하고 있는 경쟁은 과연 우리가 신뢰심을 지닐 수 있는가. 이는 모든 사회의 경쟁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는 정부나 사회에 대한 불신의 수준을 가늠 하는 것이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부자들이 자본축적에 대한 논란과 청와대 비서관, 장관들의 윤리도덕성 부재, 공기업 임원 선정에 공정성 문제, 사회 곳곳에서 인맥과 학맥과 연계된 의사결정 등은 사실상 경쟁의 논리를 약화시키는 요소들이다.
경쟁에서 구성원들이나 당사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룰이나 객관적 기준이 지켜질 때 경쟁의 효과는 살아난다. 경쟁에 대한 신뢰성이 회실되면, 무조건 이기고 보자로 바뀐다. 또 이기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승리자는 독식을 하고 패배자는 완전 사회 낙오자가 된다. 이런 사회에서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다. 이러한 경쟁은 공동체를 파괴한다. 파괴된 공동체는 인간다운 삶이 없다.
초기 자본주위 사회에서 경쟁은 인간다운 삶을 전제로 했다. 객관성이나 룰을 무시하고 이기는 것만 추구하는 경쟁은 공동체를 붕괴시키고 인간 삶을 황폐화시킨다. 경쟁을 위한 경쟁보다 인간 삶을 위한 경쟁을 위해 우리 사회가 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문장순(경북대학교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위원)

[기고] ''같이의 가치''를 생각할 때(영남일보 2010. 3. 15)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힘을 합치면 쉽다는 뜻으로, 특히 크고 어려운 일일수록 더욱 그러하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와 유사한 속담으로는 ''개미가 절구통을 물어간다'' ''열의 한술 밥이 한 그릇 푼푼하다'' 등이 있다. 모두 ''같이의 가치''가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말들이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마을단위 공동체를 중심으로 생활해 왔다. 반만년의 역사 동안 단일 민족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국가의 힘만으로는 부족했고, 방방곡곡에 자리잡은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하는 농업인들의 공동체의식이 한 몫을 했다.
우리민족은 무리 짓기를 좋아한다. 계(契) 한두개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다. 이것은 계와 두레 등 전통적인 농경문화의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사적인 모임이 때로는 집단 이기주의로 변질될 수도 있지만, 잘만 활용된다면 그 순기능이 훨씬 많다. 특히 위기일 때 발휘된다. 외침을 받았을 때 의병활동이라든지 농민운동이 그러했다. 이와 같이 우리민족은 일찍부터 ''같이의 가치''를 깨닫고 실천해오고 있었다.
''같이의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하는 곳은 협동조합이다. 협동(協同)의 의미가 힘과 마음을 같이하는 것인 만큼, 협동조합은 ''같이의 가치''를 이념으로 한다. 협동조합의 효시는 산업혁명이후 자본주의가 태동하던 시기인 1844년에 시작된 영국의 로치데일 소비조합이다. 협동조합이 160년 넘게 생존할 수 있었는 데는 세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었다. 첫째, 보통사람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탁월한 사람보다는 오히려 28명의 방직공들이 1파운드씩 출자해서 자신의 필요에 의해 만들었다. 둘째, 인간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가장 위대한 발견이라고 하는 로치데일 원칙이 있었다.자본이자제한원칙, 1인1표 원칙, 시가주의원칙, 이용고배당의 원칙, 정치적·종교적 중립의 원칙 등이다. 이 원칙들은 아직도 오늘날 협동조합운영에 근간을 이루고 있다. 셋째,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조직이었다. 로치데일 조합의 명칭이 ''로치데일 공정개척자조합(Rochdale Society of Equitable Pioneers)''이었던 것처럼 경제적인 약자가 자신들의 이익 보호를 위해 만들었지만, 공정한 사회를 개척한다는 높은 목표를 갖고 있었다. 이는 오늘날에 비춰봐도 진정한 ''같이의 가치''를 보여 주는 사례다.
생물의 진화과정은 조금씩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생존을 위한 적응을 하면서 계단식으로 진화를 한다고 한다. 사회현상도 마찬가지다. 예기치 않은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에 따라 급격하게 성장 하는 계단식 형태를 띠게 된다. 가까운 예로 우리 나라는 IMF 외환위기 때 전 국민이 금모으기를 하는 등 ''같이의 가치''를 발휘함으로써 오히려 한 단계 진화를 할 수 있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었고 사회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높아졌다.
지금은 어떤가. 백년에 한번 올까 말까 하는 세계금융위기라는 암벽을 만났다. 이제 겨우 작은 언덕을 넘었을 뿐인데 벌써 자화자찬을 하는 분위기다. 위기이자 기회인 이 고비를 잘 넘어야 한 단계 더 성숙된 진정한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 우화에 나오는 끈에 매여진 ''두 마리의 염소''처럼 더 이상 시행착오는 곤란하다. 지금은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보다는 선진국으로 가는 공통의 보다 높은 목표를 향해 서로 힘과 마음을 모아야 한다. 온 국민이 다시 한 번 ''같이의 가치''를 생각할 때다.


구자대 농협구미교육원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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